
1. 시민을 지키던 제복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얼굴
범죄 예방과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현직 경찰관이 지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대량 유포해 온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단순히 타인이 제작한 영상물을 소지하거나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아는 이들의 얼굴로 나체 합성 영상을 만들고 이러한 영상들을 수천 개 이상 소지하고 유포해 온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치안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내부에서 이러한 중대 디지털 성범죄가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큽니다.
2. 텔레그램 잠입수사로 드러난 현직 경찰관의 실체
사건의 단초는 지난해 12월, 텔레그램 내 불법 허위 영상물 유포 정황을 확정한 부산경찰청의 수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은 '신분 위장 수사(잠입수사)'를 발동해 해당 대화방에 접근했습니다.
위장수사 제도는 과거 'N번방' 및 '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도입된 제도입니다. 최근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까지 적용 범위가 확장되면서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 기반 범죄를 추적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수개월에 걸친 디지털 흔적 추적 끝에 수사팀은 지속해서 불법 영상을 반포하던 인물의 신원을 특정했습니다. 그러나 파악된 범인의 정체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과 소속의 현직 A 경장이었습니다.
3. 디지털 포렌식으로 확인된 광범위한 범행 규모
지난 8월, 수사 기관은 A 경장의 자택과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강제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초기 영장에 명시된 혐의는 허위 영상물 3건 반포 수준이었으나, 디지털 포렌식 복원 작업을 거치면서 숨겨진 범죄 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A 경장이 소지 및 유포한 불법 영상물의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허위 영상물(딥페이크 등): 약 2,600여 개
-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약 1,600여 개
- 불법 촬영물(몰카 등): 약 1,300여 개
- 총 소지 및 유포 수량: 약 5,600여 개
A 경장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7월까지 AI 합성 프로그램을 악용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의 얼굴을 나체 이미지와 합성한 허위 영상물 400여 개를 직접 제작했습니다. 이에 더해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불법 촬영물까지 자체 제작한 후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수십 차례 유포한 사실이 함께 입증되었습니다.
4. 채용 검증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과 문제점
이번 사건에서 가장 심각한 제도적 허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A 경장의 과거 전력과 경찰 임용 과정입니다.
A 경장은 경찰관으로 채용되기 전, 이미 동종 성범죄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불법 영상물 관련 범죄 이력이 있음에도 국가 공무원 및 경찰관 채용 검증을 통과해 2024년 4월 최종 임용되었습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나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형사 처벌 기록인 전과(벌금형 이상)에는 남지 않습니다. 현행 경찰공무원 임용 기준상 결격 사유가 실형이나 집행유예, 일정 금액 이상의 벌금형에 집중되어 있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인물이 신원조회 검증망을 쉽게 빠져나간 것입니다.
결국 범행은 임용 전인 2022년부터 시작되어 제복을 입고 근무하던 기간까지 2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5. 법적 처벌 수위 및 향후 제도 개선 과제
수사망이 좁혀오자 A 경장은 혐의를 인정했으며, 지난달 구속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수사 개시 통보 즉시 A 경장을 대기발령한 데 이어 직위해제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급히 논의되어야 할 주요 제도적 개선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무원 및 치안 인력 임용 검증 강화
성범죄 관련 기소유예 처분 전력이 있는 인원이 경찰 등 치안 직렬에 임용되지 않도록 신원조회 절차와 결격 사유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합니다.
AI 기술 악용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 상향
AI 생성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피해자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중범죄입니다. 단순 제작·유포뿐만 아니라 소지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크게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위장수사 범위 및 역량 확대
보안 프로그램과 가상화폐를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위장수사 전담 인력과 인프라를 한층 더 확충해야 합니다.
가장 높은 도덕성과 법 집행력이 요구되는 경찰 조직 내부에서 이와 같은 범죄가 발생한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신속히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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