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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송전탑 추락 참사] 20m 고공서 끊어진 60대 외주 노동자의 삶… 중대재해처벌법 책임은 누구에게?

by 꼼댕 2026. 10. 31.

우리가 매일 아무런 불편함 없이 누리고 있는 전력 시스템 뒤에는, 지상 수십 미터의 아찔한 높이에서 바람을 맞으며 일하는 전력설비 현장 노동자들의 땀방울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10월 31일 오후, 경남 진주에서 들려온 비보(悲報)는 우리 사회의 고위험 산업 현장이 여전히 얼마나 위태로운 외줄 타기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또다시 여실히 증명해 주었습니다.

진주시 호탄동 일대 송전탑 현장에서 일어난 60대 노동자의 안타까운 추락 사망 사고. 본 포스팅에서는 이번 참사의 발생 경위를 명확히 짚어보고, 현장 안전관리의 구조적 부실 문제와 함께 향후 진행될 법적 책임을 다각도로 심층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진주 송전탑 참사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되나?

1. 20m 아찔한 고공, 하루의 끝자락에서 찾아온 비극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10월 31일 오후 5시 5분경이었습니다. 경남 진주시 호탄동 소재의 한 송전탑 현장에서 송전선 교체 작업을 펼치던 60대 노동자 A씨가 약 20m 아래 까마득한 바닥으로 추락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A씨는 당일 아침 7시경부터 동료 작업자 2명과 함께 짝을 이루어 높은 송전탑 위로 올라갔습니다. 온종일 계속된 팽팽한 긴장감과 고난도의 신체적 피로 속에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던 찰나, 어처구니없게도 이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가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을 때, A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나, 끝내 소중한 생명의 끈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침 일찍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일터로 향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자 숙련된 노동자가 하루 일과를 거의 마쳐갈 무렵 서늘한 차가움 속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이번 사고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2. 끊이지 않는 잔혹사: ‘위험의 외주화’와 현장 안전의 구멍

이번 진주 송전탑 사망 사고를 다룰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의제는 바로 ‘위험의 외주화’와 '안전 수칙의 현장 실효성'입니다.

① 고위험 작업의 하도급 구조, 잔혹한 책임의 전가

조사 결과 숨진 A씨는 전력을 직접 관리·통제하는 원청 소속이 아닌,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된 외부 계약직 노동자로 확인되었습니다.

송전탑 전선 교체 및 유지보수 작업은 고압 전류가 흐르는 위험 환경일 뿐만 아니라, 최소 20m 이상 높이에서 이뤄지는 대표적인 고위험(High-risk) 직무입니다. 이처럼 목숨을 담보로 하는 치명적인 작업일수록 원청이 직접 관리하기보다 외주·하도급 업체에 전가되는 구조적 불합리가 여전히 팽배합니다. 영세한 하도급 업체일수록 안전 관련 비용 투자나 전문 안전관리 인력 배치가 뒷전으로 밀리기 쉽기 때문에 위험의 크기는 노동자 개인에게 온전히 쏠리게 됩니다.

② 20m 높이가 요구하는 필수 안전조치, 현장에 있었는가?

높이 20m는 일반 아파트 6~7층 높이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높이입니다. 이 정도 높이에서 사람이 추락할 경우 생존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집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이러한 고소 작업 시 엄격한 안전 대책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 이중 안전고리(Life-line) 체결 상태: 고공 이동 및 작업 시 노동자의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안전대(풀바디 그네식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2개의 안전고리를 번갈아 걸며 이동하는 '2중 걸이' 수칙이 철저히 지켜졌는가?
  • 하부 추락방지망(안전망) 설치 유무: 혹시 모를 추락 순간 충격을 완화하거나 인명을 구조할 추락방지망이 송전탑 하부에 정석대로 설치되어 있었는가?
  • 2인 1조 작업 및 전담 안전관리자배치: 고위험 작업을 감시하고 즉각적인 위험 신호를 전달할 전담 관리자가 현장에 상주하고 있었는가?
  • 작업 전 TBM(Safety Meeting) 실시 여부: 당일 작업 개시 전, 기상 상황이나 장비 결함, 위험 요인에 대한 사전 공유가 명확히 이루어졌는가?

수사당국은 위 사항 중 단 하나라도 소홀히 처리된 부분이 있었는지를 샅샅이 뒤헤치고 있습니다.

3. 수사당국의 핵심 쟁점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장 보존과 함께 다각도의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번 수사의 향방은 크게 세 가지 갈래로 집약됩니다.

진주 송전탑 추락 사고 수사 3대 핵심 축

 

1) 추락의 직접적 기전(Mechanism) 파악

당시 함께 탑 위에서 작업 중이던 동료 2명의 진술과 현장 감식을 통해 A씨가 발을 디디던 발판의 문제였는지, 안전대 고리의 이탈 또는 훼손이었는지, 혹은 작업 도중 줄이나 전선에 걸려 균형을 잃은 것인지 구조적·물리적 요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위반 과실 추궁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적절한 안전 장비를 제공했는지, 추락 방지용 설비를 정당하게 갖추었는지를 따져 법적 과실이 확인될 경우 현장 소장 및 관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입니다.

3)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대상 여부

이번 사건에서 가장 뜨거운 법적 쟁점은 단연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범위입니다.

  • 적용 요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산업재해로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이 입증될 때 성립합니다.
  • 원청 책임의 불가피성: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하도급 계약 구조라 할지라도 도급을 준 원청 사업주에게 실질적인 지휘·감독권과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엄격하게 부여합니다. 하도급업체 노동자라 하여 원청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법적 울타리가 강화되었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원청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이행했는지를 정밀 조준하고 있습니다.

4.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금물: 고소 작업 안전 관리 4대 대책

매년 발표되는 산업재해 통계에서 '추락(떨어짐)'은 건설 및 설비 현장 사망 사고 원인 1위를 차지하는 고질적인 참사 유형입니다. 반복되는 비극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현장의 안일한 태도를 뿌리 뽑고 구조적인 안전망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구분 현장 적용 및 대책 강화 방안
안전 장비의 첨단화·격상 기존의 단순 벨트형 안전대를 탈피해 몸 전체를 감싸는 풀바디(Full-body) 그네식 안전대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동 시 단선 사고를 막는 2중 안전고리 및 스마트 추락 감지 센서 도입
현장 감시권 강화 20m 이상 고위험 작업 시 **'작업중지권'**을 노동자에게 적극 부여하고, 원청 소속의 전문 안전전담 감독관을 현장에 필수적으로 배치하여 2인 1조 원칙 감독
TBM 및 안전 교육 내실화 형식적인 서명용 교육을 지양하고, 작업 직전 5~10분간 **현장 위험요인(TBM)**을 철저히 점검하며 작업자 컨디션을 매일 체크
하도급 구조 개혁 안전 관리 비용을 하도급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안전관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원청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및 입찰 제한 강화

5. 마치며: 안전한 일터가 곧 정의다

우리가 매일 밤 환하게 불을 밝히고 편리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배경에는, 높고 위태로운 송전탑 위에서 목숨을 걸고 작업하는 노동자들의 헌신이 있습니다. 더 이상 그들의 노고가 차가운 추락 사고라는 비극으로 되돌아와서는 안 됩니다.

이번 경남 진주 송전탑 추락 참사에 대해 철저한 원인 규명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 과실이 드러난 관련자에 대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을 엄격히 적용하여 일터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경종을 울려야 할 것입니다.

안안하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 퇴근길이 비극의 현장이 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고위험 현장의 '위험 외주화'를 끊어내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