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 뜨겁다"며 흉기 꺼낸 부모…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벌어진 가혹한 잔혹사
가장 따뜻하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가정이라는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매일 밤 벗어날 수 없는 공포의 현장이었습니다.
최근 춘천지방법원에서 전해진 아동학대 사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보일러 온도나 아이스크림 문제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소한 이유로 어린 자녀들에게 위험한 흉기를 들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부모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겉으로는 '자녀 훈육'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실상 가혹한 정서적·신체적 가해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판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원의 판결 취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남겨진 과제를 다각도에서 짚어봅니다.

1. 판결 결과 및 사건의 법적 맥락
2026년 10월 17일, 춘천지방법원 형사1단독(정종건 부장판사)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어머니 A씨(38세)와 아버지 B씨(47세) 부부에게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 어머니 A씨(38):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 아버지 B씨(47):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 공통 부과 명령: 보호관찰 명령 및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 이수
피고인 부부는 수년에 걸쳐 어린 자녀들을 상대로 신체적 폭력은 물론, 치명적인 도구인 흉기까지 동원해 심각한 정서적 위협을 가했습니다. 법적 관점에서 '특수협박'이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타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 범죄로, 이번 사건에서는 부모라는 거대한 존재가 어린 자녀에게 흉기를 들이댔다는 점에서 범죄의 위험성과 죄질이 대단히 중하게 다루어졌습니다.
2. 공소사실로 드러난 참혹한 가해 실태
법원에 제출된 공소사실을 살펴보면, 가해 부모의 행동은 통상적인 부모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 있었습니다.
① 무인점포 아이스크림 사건 (2022년 1월)
2022년 1월, 자녀 C군이 무인점포에서 아이스크림을 가져온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바른 지도 대신 극단적인 공포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아버지 B씨는 흉기를 가져와 어린 C군의 몸에 직접 긋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위협했고, 그 곁에서 어머니 A씨는 효자손으로 아이를 수차례 가혹하게 폭행했습니다. 올바른 도덕성을 가르치기 위한 지도라기보다는, 부모의 분노를 아이에게 폭력으로 분출한 격이었습니다.
② 보일러 온도 문제를 둘러싼 흉기 난동 (2023년 겨울)
2023년 겨울, 집 안의 보일러 온도가 높게 설정되어 방바닥이 뜨겁다는 이유만으로 어머니 A씨는 자녀들에게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방바닥이 왜 이렇게 뜨겁냐, 보일러를 왜 틀어놓냐"며 욕설을 내뱉은 A씨는 또다시 흉기를 집어 들고 아이들을 향해 "너희가 없으면 이런 일도 없을 것"이라는 가슴 깊은 상처를 남기는 폭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말은 아이의 정서적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정서적 학대입니다.
③ 휴양림 여행지의 기행과 동물을 매개로 한 정서적 학대 (2024년)
2024년 가족들과 함께 간 휴양림에서도 가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B씨는 키우던 반려견에게 손가락을 물리자 자녀에게 페트병을 주며 "개(반려견)를 때리라"고 강요했습니다.
그 현장에서 남편과 다투던 어머니 A씨는 자신의 등에 업힌 자녀 D군의 뺨을 화풀이로 때렸으며, 아이들이 똑똑히 지켜보는 앞에서 반려견을 인덕션 위에 올려놓는 기이하고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동물에 대한 가해를 직접 목격하게 하거나 아이에게 동물 학대를 강요하는 행위는 아동에게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간접적 공포를 안기는 엄연한 '간접 정서 학대'에 해당합니다.
3. 법원의 양형 이유와 솜방망이 처벌 논란
재판을 맡은 정종건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피고인들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지속적으로 자녀들을 학대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과거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된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동종의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고인들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거나, 자녀 양육 환경의 단절로 인한 2차 피해를 고려하는 등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여러 제반 조건을 참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 재범 가해자에게 또다시 집행유예가 선고된 점을 두고, 가해 부모와 피해 아동이 다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될 경우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4. 이번 사건이 던지는 3가지 사회적 경종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아동 보호 체계와 인식에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훈육'과 '범죄'의 명확한 구분 여전히 일부 가정에서는 '매를 들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관념 아래 폭력을 정서적으로 정당화하려 합니다. 그러나 위험한 물건을 동원하거나 아이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는 훈육이 아닌 엄연한 '범죄'입니다. 2021년 민법상 부모의 '징계권' 조항이 완전히 폐지되었듯, 어떠한 이유로도 체벌과 위협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 재범 고위험 가정에 대한 사법·복지 모니터링 체계 강화 이들 부부는 이미 과거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된 전력이 있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보호 처분이나 단발성 조치만으로는 학대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재발 위험이 높은 가정에 대해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이 연계된 밀착 모니터링 시스템이 더욱 촘촘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 정서적 학대 및 동물 학대 연계성에 대한 경각심 눈에 보이는 외상만을 학대로 규정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언어 폭력, 공포 분위기 조성, 동물을 이용한 기행 등 정서적 학대의 위험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이 앞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아동의 공감 능력을 파괴하고 깊은 심리적 흉터를 남기므로 한층 엄격한 법적 잣대가 필요합니다.
5. 글을 마치며: 우리 모두가 아동의 파수꾼이 되어야 할 때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며, 부모가 삶의 스트레스나 분노를 발산하는 대역이 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가정이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학대는 주변의 세심한 관심과 시선이 없으면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우리 이웃에서 아이의 비명이나 지속적인 울음소리가 들리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 잦은 상흔 등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신다면 지체 없이 112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신속한 신고 한 건이 홀로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의 삶을 구하는 결정적인 손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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