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경보령이 울린 그날 밤, 경찰청 문앞에서 벌어진 일"
"음주운전을 절대 금합니다."
전북경찰청 내부망에 묵직한 경고음과 함께 '일반경보'가 시달린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잇따른 소속 경찰관들의 음주 사고로 떨어진 조직의 신뢰를 되찾겠다며 수장이 직접 엄정한 군기 확립을 지시했던 바로 그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경보령의 효력은 경찰청 정문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경보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달 30일 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경찰청사 바로 앞 도로에서 황당하고도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술에 취한 채 전동킥보드를 몰던 한 남성이 음주 단속반의 수신호에 멈춰 섰습니다. 헬멧도 쓰지 않은 채 어둠 속을 달리던 이 남성의 신원은 놀랍게도 전북경찰청 소속 30대 A 경사였습니다. 법을 집행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현직 경찰관이, 그것도 자신이 근무하는 청사 바로 코앞에서 음주 킥보드 운전을 하다 제 손으로 단속된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전북경찰청 음주 킥보드 적발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을 둘러싼 법적 허점, 그리고 공직사회의 무뎌진 윤리의식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봅니다.

1. 현장 재구성: 경찰청 100m 앞, 헬멧 미착용이 불러온 불심검문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10월 30일 밤 10시 30분경. 전주 효자동 일대는 늦은 밤 귀가하는 시민들과 차들로 조용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날 A 경사는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마친 뒤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가는 대신, 그의 눈에 띈 것은 길거리에 방치되어 있던 공유 전동킥보드(PM, 개인형 이동장치)였습니다. "차는 안 탔으니 괜찮겠지", 혹은 "얼마 안 가는 거리인데 어때"라는 안일한 생각이 그를 킥보드 위에 올라타게 만들었습니다.
- 적발의 결정적 계기: A 경사는 안전모(헬멧)를 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때마침 인근에서 순찰 및 음주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의 눈에 헬멧 없이 달리는 킥보드가 들어왔고, 즉시 그를 멈춰 세웠습니다.
- 음주 측정 수치: 현장에서 실시된 음주 측정 결과, A 경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 이상 ~ 0.08% 미만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이는 현행법상 일반 승용차 기준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만취 전 단계의 수치입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 자체도 문제지만, 적발 장소가 다름 아닌 '전북경찰청 바로 앞 도로'였다는 점은 경찰 조직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2. 법리의 아이러니: 승용차는 '형사입건', 킥보드는 '범칙금 10만 원'?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많은 시민들이 가장 분통을 터뜨린 대목은 "왜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은 즉각 직위해제가 되지 않는가?"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서 적발된 다른 자동차 음주운전 경찰관들은 즉시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반면, A 경사는 감찰 조사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현행 도로교통법상의 '개인형 이동장치(PM) 규정' 때문입니다.
🔍 자동차 vs 전동킥보드(PM) 음주운전 법적 처벌 비교
| 구분 | 일반 자동차 음주운전 | 전동킥보드 (PM) 음주운전 |
| 적용 법률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형사처벌) | 도로교통법 제156조 (통고처분) |
| 형사 책임 | 징역형 또는 벌금형 (전과 기록 남음) | 형사처벌 대상 아님 (범칙금 부과) |
| 벌금/범칙금 | 수백만 원~수천만 원 벌금 | 범칙금 10만 원 (측정거부 시 13만 원) |
| 행정 처분 | 면허 정지 또는 취소 | 면허 정지 또는 취소 (자동차와 동일) |
| 안전모 미착용 | 해당 없음 | 범칙금 2만 원 추가 부과 |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되어 음주 운전을 하더라도 형사입건(벌금형·징역형)되지 않고 10만 원의 범칙금 부과라는 행정상 통고처분으로 마무리됩니다. 즉, 법적으로 '범죄'가 아닌 '과태료/범칙금 사안'으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경찰 내부 규정상 직위해제 조치는 형사 사건으로 입건되었을 때 즉각 발효되는 경우가 많아, A 경사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 대신 내부 감찰을 통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 하지만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행정처분의 무서움'
많은 운전자들이 "킥보드 음주운전은 벌금 10만 원 내면 끝"이라고 착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행정처분은 자동차 음주운전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 운전면허 정지 100일
-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 운전면허 취소 (결격기간 발생)
중요한 점은 킥보드로 적발되더라도 본인이 소지한 모든 운전면허(1종 보통, 2종 보통, 대형 면허 등)가 통째로 정지되거나 취소된다는 사실입니다. A 경사 역시 이번 적발로 인해 10만 원의 범칙금과 함께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3. 릴레이 음주 비위: 전북경찰청의 씁쓸한 잔혹사
이번 A 경사의 적발이 더욱 거센 비판을 받는 이유는, 전북경찰청이 이미 소속 경찰관들의 연쇄적인 음주 비위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불과 열흘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전북 경찰에서 발생한 음주 사건을 되짚어보면 입을 다물기 힘들 정도입니다.
🚨 전북경찰청 음주 비위 잔혹사 타임라인
- [10월 21일] 경찰특공대 B 경장 음주운전 사고
-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차량이 밭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냈습니다. 현장에서 적발된 B 경장은 즉시 직위해제되었고 형사 입건 조치되었습니다.
- [10월 30일 낮] 전주완산경찰서 C 순경 음주 적발
- 대낮/지각 음주운전 정황을 이상하게 여긴 시민의 날카로운 신고로 적발되었습니다. 이 역시 즉시 직위해제 처리가 내려졌습니다.
- [10월 30일 밤] 전북경찰청 A 경사 음주 킥보드 적발
- 전북경찰청장이 소속 대원들의 잇따른 음주 비위에 격노하여 조직 전체에 '음주운전 금지 일반경보'를 발령하고 기강 확립을 당부한 바로 그날 밤, 청사 정문 앞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 단속되었습니다.
청장이 직접 나서 경보령을 내리고 전 직원에게 경각심을 고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조직의 핵심 기관 앞마당에서 음주 킥보드 운전이 적발되었다는 것은 전북경찰 내부의 공직기강이 얼마나 심각하게 무너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4. 경찰 당국의 대책과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전북경찰청은 당초 11월 4일에 종료할 예정이었던 '일반경보' 기간을 11월 중순까지 전격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소속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 기강 점검과 관리·감독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분노에 가득 차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엄격한 법 집행을 부르짖으면서, 자신들은 경보령이 내려진 날에도 술을 마시고 킥보드를 타는가?"
"전동킥보드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법의 허점을 경찰관이 이용한 것 아니냐"
도로 위에서 전동킥보드는 차와 보행자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시속 25km 안팎의 이동 수단입니다. 음주 상태에서의 킥보드 운전은 운전자 본인의 생명은 물론 보행자와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 에필로그: 킥보드도 엄연한 '운전'입니다
이번 전북 경찰관 음주 킥보드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탈을 넘어, 우리 사회에 두 가지 뼈아픈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 공직사회의 무뎌진 윤리의식 재정립: 형식적인 '경보령 발령'이나 '일반적인 당부'만으로는 무너진 공직기강을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법을 집행하는 주체로서 보다 엄중한 내부 징계와 실질적인 쇄신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 전환: "술 마시고 킥보드는 괜찮겠지", "택시비 아끼려고 탔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은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옵니다. 형사 처벌을 면할지 몰라도, 면허 정지·취소라는 강력한 행정처분과 함께 자신의 직장과 사회적 신뢰까지 한순간에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경찰 당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을 어떻게 마무리짓고, 실추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눈여겨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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