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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 호칭이 부른 12주 골절 사고… 전통시장 상인 폭행 사건 항소심 판결 분석

by 꼼댕 2026. 10. 20.

일상에서 무심코 던진 언어적 자극이 돌이킬 수 없는 물리적 충돌로 번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전통시장에서 오랜 기간 알고 지내던 80대 상인들 사이에서 발생한 폭행 및 상해 사건은 언어적 자극의 무서움과 이에 대응한 물리적 폭력의 엄중한 법적 책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본 글에서는 전북 익산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가시내' 호칭 관련 상해 사건의 발생 경위부터 법원의 1·2심 판결 내용, 그리고 이 사건이 우리 사회와 법률적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1. 사건의 배경 및 발생 경위: 누적된 감정 대립과 발화점

이 사건은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전통시장에서 각각 계란 판매점과 통닭 판매점을 운영하던 80대 여성 상인들 사이에서 일어났습니다.

  • 피고인(가해자) A씨: 83세, 여성, 계란 판매점 운영
  • 피해자 B씨: 84세, 여성, 통닭 판매점 운영

두 사람은 같은 시장 구역 내에서 상업 활동을 이어오며 상당한 기간 동안 이웃으로 지내왔으나, 사건 발생 전부터 개인적인 오해와 이권, 혹은 일상적 마찰로 인해 상당한 감정적 앙금이 쌓여 있던 상태였습니다. 밀집된 상가 환경 특성상 작은 언쟁이 누적되면서 서로에 대한 반감이 한계치에 다다라 있었던 것입니다.

사건 당일, 통닭집 사장인 B씨가 계란집 사장 A씨를 향해 "가시내"라는 호칭을 사용하여 부른 것이 직접적인 발화점이 되었습니다.

💡 호칭의 언어학적·심리적 영향

'가시내'는 호남 및 영남 지역 방언에서 어린 여자아이나 여성 동년배를 지칭할 때 쓰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든 성인, 특히 80대의 동료 상인에게 사용할 경우 상대방을 하대하거나 자존심을 짓밟는 비하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B씨로부터 해당 호칭을 들은 A씨는 이를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2. 폭행의 양상과 피해의 중대성: 단순 폭행을 넘어선 상해

감정이 폭발한 A씨의 행위는 단순한 언쟁이나 미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1. 물리적 가해: A씨는 B씨를 바닥에 강하게 넘어뜨린 후, 쓰러져 있는 B씨의 신체(발 등)를 짓밟는 등 과격한 물리력을 행사했습니다.
  2. 위험한 물건을 통한 위협: 현장에 있던 의자를 들어 올려 B씨를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가했습니다.

🏥 피해 상태 및 의료적 판단

이 사건으로 인해 84세의 고령인 피해자 B씨는 허리뼈(요추) 골절이라는 중상을 입었으며, 정형외과적 진단 결과 전치 12주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고령자의 요추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 침상 생활로 인한합병증 유발, 이동 능력 상실 등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해입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A씨의 행위를 단순 폭행이 아닌 신체 훼손의 결과가 중대한 '상해죄(형법 제257조 제1항)'로 적용하여 형사 기소했습니다.

3. 재판의 진행 및 법원의 양형 이유 분석

⚖️ 1심 법원의 판단

1심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고령이라는 점과 범행이 우발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전치 12주로 매우 중대하고 범행 수단이 위험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A씨는 "피해자의 자극적인 언행이 원인이 되었고, 형량이 너무 과중하다"는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 2심(항소심) 법원의 판단: 전주지법 형사1부 (이영은 부장판사)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항소를 최종 기각하고, 1심의 벌금 500만 원 형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 법원의 주요 항소 기각 사유

  1. 범행 수단 및 죄질의 중대성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린 것에 그치지 않고 의자를 들어 위협하는 등 가해 수단과 방법이 매우 위험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고령의 피해자에게 전치 12주에 달하는 상해를 입힌 점은 죄질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2. 피해 회복 미비 및 용서의 부재 (합의 불성립) 형사 재판에서 양형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는 '피해 회복'과 '합의 여부'입니다. A씨는 사건 발생 이후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B씨에게 상당한 손해배상이나 치료비 지급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피해자로부터 사과나 용서를 받지 못했습니다.
  3. 원심 양형의 적정성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범행 경위, 상해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이미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결을 내렸으므로, 원심의 형량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4. 본 사건이 주는 법률적·사회적 시사점

이번 판결은 일상적인 상가 지역이나 이웃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률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1) 언어적 자극이 물리적 폭력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상대방이 모욕적인 언행이나 자극적인 호칭("가시내" 등)을 사용하여 분노를 유발했다 하더라도, 이에 대응하여 가한 물리적 폭력은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즉, 원인 제공이 상대방에게 일부 있다 하더라도 형사상 책임이 감면되는 비중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2) 고령자 간 폭행 사건에서의 엄중한 처벌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80대의 고령이라는 점이 형사 처벌을 피하는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고령자에 대한 물리적 가해는 골절 등 중상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므로 법원은 가해 행위의 위험성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합니다.

3) 형사 절차에서 합의와 피해 회복의 절대적 중요성

가해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 치료비 배상, 그리고 합의를 통한 처벌불원서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법원은 엄정한 법 봉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 결론 및 요약

"가시내"라는 사소한 말 한마디로 시작된 두 80대 전통시장 상인의 갈등은 결국 한 사람에게는 전치 12주의 중상해, 다른 한 사람에게는 500만 원의 벌금형과 형사 처벌 전과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남겼습니다.

화가 나는 순간 이성을 잃고 가해진 폭력은 문제 해결이 아닌 더 큰 법적·경제적 불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웃 간의 갈등 상황일수록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대화나 제3자의 중재를 통해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